[정민태] 꼬인 실타래 내일 광주서 풀겠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18일 14시 55분
더 이상 동정 받기도 싫다.
5월도 절반 이상 지났으니 이제 머뭇거릴 시간도 없다.
현대 에이스 정민태（27）가 최근 6연속 선발실패의 가위눌림에서 깨어날 채비를 갖췄다.
정민태는 20일 광주 해태전에 올시즌 8번째로 선발 등판해 38일만에 2승째를 노린다.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첫승을 거둔뒤 내리 6경기에서 타선 불발로, 혹은 실책으로 지독히 꼬여들어 어느새 4연패를 떠안았다.
다들 제눈치만 슬슬 살피는 것 같아 일부러 양볼이 뻑뻑해지도록 웃고 다녔지만 속까지 좋았을리는 만무하다.
정민태는 올시즌 처음 만나는 해태에 한번에 분풀이를 할 참이다.
해태는 정민태가 특히 자신을 갖고 있는 팀.
지난해 해태전 6경기에 나가 2승4패로 비록 실속은 챙기지 못했지만 내용상으로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45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9실점으로 방어율 1.79에 전게임을 3점 이하로 막았다.
8월16일 인천 해태전서는 연장 12회까지 역투하며 1대0의 시즌 첫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딴건 아무것도 신경 안 쓰기로 했습니다. 그저 타자하고 승부만 확실히 하면 이기는거 아닙니까."
시속 148㎞의 무시무시한 강속구에 칼같은 제구력, 허를 찌르는 느린 커브 등 무장태세는 늘 그랬듯 완벽하다.
`정민태가 풀려야 현대가 산다'는 구단관계자들의 말이 무슨 뜻인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