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목젖 한번 움직여 마시면 '홀인원'
기사입력 1997년 05월 18일 14시 45분
열을 받거나 기분 좋은 일이 있으면 뭘하나…? 한국사람들뿐 아니라 전 인류 공히 술을 찾게 돼 있다.
성서 창세기에는 술 취한 노아의 이야기가 나온다.
대홍수가 가시자 노아는 방주에 실었던 가축과 씨앗을 내려서 다시 농사를 지었다.
새로 가꾼 포도는 탐스럽게 익어 술을 빚자 쥑여 줬다. 그는 술을 마시고 또 마시고 마침내 벌거 벗은 채 천막 안에서 스트리킹을 했단다 (창세기 9장 21절).
노아의 후예인 사람들이 마구 술 마셔대는 버릇은 지구가 문을 닫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흥분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많은 이 나라에 한어쩌구 사태와 현처리 비리때문에 연일 난리가 아니다.
그러나 일반 백성들이 어쩌겠는가！
누구는 돈을 꿀꺽 꿀꺽 잘도 삼켰던데 우리는 술이나 삼키자는 말로 분노를 삭이고 있으니 술 마셔대는 일을 탓할 수도 없다.
대신 비싼 위스키 등의 술보다 값싼 소주를 많이 찾는단다.
그런데 소주 정도로는 금방 취하지 않아 갖가지 폭탄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에 개발된 신종폭탄주에 대해 알아보자.
*인생주(원자탄주)-작은 양주잔에 양주를 채운 다음 빈 맥주잔에 거꾸로 넣어서 이번에는 맥주로 채운다. 처음엔 순한 맥주를 마시다가 나중에는 독한 양주를 마시게 된다. 맛이 갈수록 쓰다 해서 붙여진 이름.
*수소탄주-스트레이트잔에 맥주가 채워지고 맥주잔에 양주가 채워지니 원자탄주와는 정반대다. 히로시마를 박살 낸 원자탄보다 효능이 훨씬 더 강해 전일본열도를 침몰시킬 수 있을 걸. 한 번 마시면 가게 되니 일명 지옥주다.
*계곡주-야한 상상일랑 하지 마시라. 젓가락을 걸쳐 놓고 서너개의 잔을 쌓아 둔 뒤 술을 따라 아래로 흘러 내리는 걸 마시는 것이다.
*골프주-서민들은 술로 골프를 친다. 술을 마실 때 목젖 움직이는 횟수를 골프 용어에 비교한다. 목젖 흔들림 한번에 꿀꺽이면 홀인원, 두 번이면 이글, 세 번이면 버디, 네 번이면 파다. 다섯 번 이상은 보기, 더블, 트리플 등으로 하고 벌이 있다.
*육각수주-가수 육각수가 마시는 방법이 아니고 여섯 개의 잔에 각기 다른 술, 이를테면 맥주 양주 소주 막걸리 등을 따라 놓고 일격에 마신다. 뱃속에서 불이 나니 약한 술꾼은 피해야 함.
-갖가지 변형주야그 내일 이어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