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구 관전평]'강심장' 정민철 대 '새가슴' 최영필
기사입력 1997년 05월 18일 00시 27분
최고시속 149㎞의 강속구로 무장한 정민철은 구위도 좋았지만 우선 타자들을 찍어누르는 자신감이 있었다.
특히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눈높이로 치솟는 높은 볼을 던져 현대 타자들을 삼진으로 솎아낸 것은 공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 선발 최영필도 2회까지 삼자범퇴를 시킬 정도로 그에 못지 않은 구위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차이점은 바로 자신감이었다.
최영필은 잘 던지다가도 주자만 나가면 흔들렸다.
쓸데없는 견제를 하거나 발을 수시로 투수판에서 빼는 등 시간을 끌며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가 제풀에 무너지고 말았다.
`신인은 맞으면서 큰다'는 말도 있듯이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타자와의 승부에만 전념하는 자세가 필요했다.
이와 함께 현대로서는 주전 포수 장광호의 어깨부상 공백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장광호 대신 마스크를 쓴 2년생 포수 김형남은 도루저지 능력이나 볼배합에서 아직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한화는 찬스마다 어김없이 안타를 때려 5안타로 5득점을 했는데 이는 곧 포수의 볼배합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다.
포수는 팀의 정신적 기둥이니만큼 현대는 장광호가 회복할 때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