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기본종목 육성 아쉽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17일 14시 46분
수영 육상 등 기록종목 육성은 한국팀의 `영원한 숙제'인가.
동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각종 종합대회가 끝날 때마다 한국팀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른 것은 `기본종목', `기록종목'의 육성이었다.
유도 레슬링 등 투기종목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메달밭'인 육상 수영 등에서 제몫을 못하면 종합순위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기록종목은 모든 종목의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기타종목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을 위해서라도 집중적인 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번대회에서 육상에 걸린 금메달은 43개, 수영은 37개로 전체 정식종목 금메달수（187개）의 44％에 이른다.
한국은 이번대회에서 투기 등 전통적인 `효자 종목'만으로는 중국은 물론, 숙적 일본을 따돌릴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한 듯 하다.
16일 끝난 수영에서 일본（금21 은18 동4）은 전체 메달의 3분의 2를 휩쓸면서 3관왕 3명, 2관왕 6명 등 다관왕 스타들을 배출해 사직수영장을 자신들의 `안방'으로 만들었다.
이로써 일본 수영은 세계수영 최강국임을 자처하는 중국（금12 은7 동10）을 머쓱하게 만들었고, 한국（금2 은4 동13）을 따돌리며 종합 2위（16일 현재）를 달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일본 수영계는 이번 `쾌거'가 장기적인 기초 체력 훈련은 물론, 중국과 한국선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등 엄청난 공을 들인 그간의 노력의 결실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마치 올림픽에 출전한 듯 사력을 다한 선수들의 정신력을 추켜세우고 있다.
반면 일본에 비해 선수층이 얇고 과학적인 훈련체계가 미흡한 한국은 기초체력과 정신력에서도 완패, 부진을 자초했다.
경기 시작 휘슬소리를 앞두고 하품까지 한 선수가 있었다니 이번 참패는 `인재（人災）'로 돌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전통적인 `효자'들인 투기선수들은 매트에서 비지땀을 흘리는데 `기본 종목'선수가 `기본'이 안된 채 국제종합대회에 출전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