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실] 좌완-우완 '누구든 덤벼라'
기사입력 1997년 05월 17일 14시 32분
쌍방울 김성근 감독은 `통계 야구'를 신봉한다.
왼손 타자가 타석에 들어오면 어김없이 좌완 투수를 내보내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쌍방울 타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왼손 타자들은 김성근감독의 용병술에 여지없이 희생양이 되고 만다.
4번 김기태라고 할지라도 찬스에서 왼손 투수가 투입되면 다른 오른손 타자에게 양보해야 한다.
하지만 단 한 타자.
김 실（30）에 있어서만은 김감독의 통계 야구가 통하지 않는다.
왼손임에도 불구하고 좌우를 가리지 않고 돌아가는 날카로운 스윙이 있기때문이다.
지난 15일 롯데와의 부산 더블헤더에서 김 실의 진가는 더욱 빛났다.
1차전 롯데는 작년 다승왕인 좌완 주형광을 선발로 투입했다.
하지만 김 실에게 대량 득점의 신호탄이 된 좌중간 2루타를 얻어 맞고는 1회를 버티지 못했다.
2차전도 마찬가지.
5대0으로 앞서던 롯데는 5회 쌍방울의 왼손 타자를 잡기 위해 가득염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김 실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16일 현재 3할1푼（87타수 27안타）으로 팀내 타격 3위.
최근 4경기에서는 15타수 7안타로 4할6푼7리의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전략적 요충지인 2번에 자리잡고는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김 실이 있기에 쌍방울 타선은 무게가 실린다.
작년 초반 4할을 넘나들며 돌풍을 주도했던 김 실이 올해도 어김없이 쌍방울 돌풍의 주역임을 자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