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 이번엔 '인고의 여인'
기사입력 1997년 05월 17일 14시 17분
드라마의 줄기는 남자들의 `산'에 대한 열정과 도전이지만, 그 `산' 자체가 바로 김미숙이기 때문이다.
풍상에 시달리고, 산아래 인간들이 짓까불어대도 언제나 안길 품을 갖고 그곳에 있는 `산'.
마치 아내와 어머니의 이미지로 기다리고 서있는 여자가 드라마 `산'의 김미숙이다.
김미숙(숙희역)은 `산'으로 인해 사랑하는 두 남자를 잃고 대를 이어 아들까지 `산'으로 내모는 혼자 된 여인이다. 모든 걸 다 잃고도, 모든 걸 다 수용하는 그런 인고의 `산'같은 여인이다.
12일 첫방송에서 김미숙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천호진과 데이트를 하는 꽃다운 처녀를 연기하며 마치 데뷔때인 80년전후의 청초한 모습을 재현, 올드팬들을 설레게 한 것.
19, 20일 방송되는 3, 4회에서 김미숙(숙희역)은 불구가 된 사랑하는 남자(천호진)의 설득으로 그의 형과 결혼, 안정된 결혼생활을 하게된다.
다리를 절게된 사랑하던 애인의 뜻을 받들어 그의 형과 결혼하는 비극적 숙명의 여인.
`산'에서 김미숙은 모두 세 남자를 잃는다. 그토록 사랑한 애인 천호진은 독도수비대로 있다가 일본군의 총탄에 다리를 맞고 불구가 되고, 결혼한 남편 박찬환은 에베레스트에 갔다가 조난당한다.
그 사이에 난 아들 감우성은 못속이는 피를 대물림받아 산에 빠지고, 김미숙은 또다시 혼자가 된다.
"남자들에 비하면 고생한게 전 없어요. 배우들도 그렇지만, 조명 촬영기사분들이 장비메고 산에 올라가 죽을 고생한 걸 생각하면 전 할 말이 없지요."
작년 여름에 찍은 1, 2회 독도신은 전남 홍도에서도 통통배타고 30분 더 들어가는 장도란 섬에서 찍었다.
천호진과의 좋은 시절 바다낚시하고 폭우때문에 섬 동굴로 피신하는 장면인데, 배멀미가 얼마나 혹독한지는 그때 처음 알았다고.
`산'을 하면서 김미숙은 `산'을 알게됐다고 한다.
촬영과 동시에 북한산을 타기 시작했는데, 오인봉에, 포대능선 신선대 인수봉 등 지금은 바위모양 나무모양만 봐도 대충 어디가 어딘지는 안다고 했다.
SBS FM 아침 생방송 `아름다운 이아침 김미숙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는게 다른 근황.
전엔 이 프로때문에 직장인 지각사태가 있었다고 했지만, 요즘은 지각이 전무하다는 팩스도 받았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듣기위해 아예 9시 이전에 일찌감치 도착한다는 것.
김미숙은 지난 15일 자신이 경영하는 성산동 사랑유치원 선생님들과 조촐한 `스승의 날' 자축연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