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프개릿] 마약수렁서 건져낸 '제2 인생'
기사입력 1997년 05월 16일 14시 54분
세계 10대의 우상이던 레이프 개릿이 몰락의 길에서 가까스로 벗어나고 있다.
지난 79년 16세의 나이로 내한공연을 가져 `제2의 클리프 리처드 사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던 개릿은 마약중독으로 재산, 인기 등 모든 것을 잃었다.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한 35세의 개릿은 최근 `글로브'지와의 회견에서 "난 쓰레기였다. 헤로인은 한때 내 연인, 친구, 인생 그 자체였다"고 털어놨다.
그의 전성기는 화려했다. `난 춤추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I Was Made For Dancing）' 등 히트곡으로 27개의 골드와 플래티넘 레코드를 냈고 맷 딜런, 롭 로, 톰 크루즈 등과 영화 `아웃사이더'의 주연을 맡기도 했다.
절정에 있을때도 말썽은 그치지 않았다. 14세때 코카인을 흡입했던 개릿은 16세때는 술과 마약에 취한 채 교통사고를 내 150만달러（약 13억원）의 보상금을 내고 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인기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허탈감에 빠진 개릿은 마약중독에 급격히 빠져들었다.
오후 11시에서 오전 3시까지는 약기운이 떨어진 고통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식은땀을 흘렸고 고통을 잊기 위해 다시 약을 사용하는 생활이 되풀이됐다.
`채플린'으로 정상에 올랐던 영화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과 어울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 다우니 주니어는 지난해 마약을 소지하고 체포돼 재활원에 있다.
한때 1년에 600만달러（약 54억원）를 벌었던 그는 이제 할리우드의 싸구려 아파트에서 폴크스바겐 승용차를 몰며 살아가고 있다.
한때 연인이었던 여배우 니콜렛 셰리단은 그의 재활에 큰 도움을 줬다.
셰리단과 어머니 캐럴라인의 권유로 패서디나에 있는 재활원에서 치료를 받은 개릿은 현재 올드 팬들을 위한 `오디오무비'라는 라디오 쇼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일을 한 뒤로 약 생각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개릿은 "더 이상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