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KBS 9시 뉴스'의 인기 비결
기사입력 1997년 05월 16일 14시 53분
뉴스의 인기는 역시 앵커의 이미지가 좌우한다.
그래서 각 방송사는 간판으로 불리는 뉴스의 앵커를 결정하는데 심사숙고를 하게 마련이다.
간판의 그림이 그럴 듯하면 일단 시청자의 눈을 붙들어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방송프로그램의 주간 톱 10을 선정하는 시청률조사기관인 MSK의 자료는 지난주 `KBS 9뉴스'가 9위로 랭크됐고, 연속 3주 동안 10위권 안에 들어갔다는 `이변'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MSK 시청률조사는 서울시 다단계층화 표본으로 표집된 300가구, 약 1천115명을 대상으로 한다.
대개 이 MSK의 조사분석결과, 주간 톱 10프로그램에는 연속극, 오락 및 토크쇼, 코미디 등이 진입했는데 뉴스프로그램이 가구별 시청률 26.6％를 차지하면서 10위권에 들었다는 것은 방송가 이변이 아닐 수 없다.
류근찬－황수경 공동 앵커의 `KBS 9뉴스' 제작팀은 당연히 경사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타방송사에 비해서 다소 터프한 이미지를 가진 류근찬 앵커는 난세 덕분에 `튄 스타'가 됐다는 게 방송가의 일반적인 정설이다.
한보사태, 청문회, 황장엽 망명, 보트피플 등 국내외 굵직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는 최근상황에서 류 앵커의 믿음직한 멘트는 곧 KBS뉴스의 신뢰성 회복과 동일선상에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9시 메인 뉴스 시작전의 프로그램이 다름아닌 KBS 1TV의 일일연속극 `정때문에'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 이 드라마는 가구 시청률 35.7％로 MSK 주간톱 10의 1위를 차지했는데, 바로 이 드라마에 눈길을 주었던 많은 시청자들이 리모컨을 만지지 않은 채 `KBS 9뉴스'까지 지켜봐줬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방송학에서 말하는 편성상의 인접효과라는 것이 발생한 것이다. 앞의 프로그램이 뜨면 자연히 뒤에 따라오는 프로그램도 효과를 본다는 이론이다.
드라마가 떠야 방송사의 스테이션 이미지가 높아진다는 말은 이제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그리고 세태가 앵커를 스타로 만들어줄 수 있음을 우리는 지금 목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