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석] 선발 안부러운 미들맨
기사입력 1997년 05월 16일 14시 34분
LG 차명석（28）이 황금빛 미들맨으로 거듭났다.
선발 부럽지 않은 성적으로 중간계투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것.
15일 현재 16게임에서 4승1패 2세이브, 방어율 2.79.
차명석은 요즘 주변의 대접과 시선이 달라지자 언제나 즐거운 표정이다.
`변호사'란 별명으로 통하는 차명석을 보면 언제나 장난기가 발동하던 선후배들은 "이제부턴 귀한 몸이니 휴식과 관리가 필수"라며 `특별대우'를 하고 있다.
사령탑이 부여한 임무 역시 `광범위한 전천후'에서 `반드시 이기는 중간계투'로 바꿨다.
알찬 투구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천보성감독은 `중간의 사나이' 차명석을 철썩같이 믿고 있다.
지난 15일 현대전에서 1-1 동점이 되자 주저하지 않고 6회초 1사 만루부터 차명석을 투입해 대량실점의 위기를 넘긴 뒤 이상훈으로 마무리한 것이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차명석은 프로 6년생이지만 방위 복무의 공백까지 겹쳐 단한번도 인상적인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지난 93년에 올린 7승이 개인 최다승이고, 통산 승수도 14승이 전부.
그래서 작년 가을부터 한눈 팔지 않고 훈련에만 힘을 쏟았다.
강속구투수도 아니고, 다양한 변화구를 지닌 기교파도 아닌 차명석이 통할 수 있는 까닭은 `1㎞만 더 올리자'던 소박한 마음가짐이 공 끝에 힘과 변화를 실어주었기 때문이다.
차명석에게 "중간에서 15승투수 나오겠다"며 던진 정삼흠투수코치의 축하 인사가 결코 허튼 소리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