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혜진] 또 다른 나를 찾아
기사입력 1997년 05월 16일 14시 20분
누가 만들었고, 어떤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좋을 것이란 기대가 관객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
때문에 영화제작자들은 거액의 개런티를 들여서라도 믿음이 가는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한다.
제작자들은 `신뢰가 가는 여배우'로 심혜진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최근 그녀가 출연했던 `은행나무 침대' `박봉곤 가출사건' `초록 물고기'는 모두 작품, 흥행적으로 좋은 평가를 거두었고 심혜진의 주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심혜진이 여배우 최고 대우를 보장받고 최근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한 영화는 `마리아와 여인숙'(선우완 감독－선익필름 제작).
제목 때문에 심혜진은 "마리아역은 어떻습니까?"란 질문도 종종 받지만 실제 그녀가 맡은 역할은 여주인공 명자역이고, 마리아는 극중 딸 이름이다.
"아주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예요. 원래 제목이 `여름, 그리고 마리아와 여인숙'이었는데 시나리오를 보면서 끈적거리고 습한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맡은 명자역에 대한 느낌도 마찬가지고요."
이 영화는 정체불명의 여자 명자가 바닷가의 퇴락한 여인숙을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찌는 듯한 더위, 방마다 교성이 울리는 여인숙에서 명자란 여자와 그곳을 지키고 있던 두 형제가 벌이는 욕망의 게임이 기둥 줄거리.
"배우로서 또 한가지 마음에 든 것은 외적인 변신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명자란 여자가 중반 이후 40대가 되어 여인숙을 지배하는 포주로 나오게 되죠. 그때는 특수 분장도 사용해 탐욕으로 살찐 아주머니의 모습으로 나오게 될 것입니다."
최근 심혜진은 서해안 안면도에서 첫 등장신을 촬영했다. 심혜진이 술에 취한 모습으로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
1시간여 동안 철이른 바다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한 스태프가 "서해안 다른 곳에 상어가 출몰했다고 하던데…"라고 말해 더욱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고.
1주일 동안 봄 촬영을 마친 심혜진은 오는 28일부터 다시 안면도에 들어가 본격적인 여름 촬영을 시작한다. 햇볕이 쨍쨍 할 때엔 바닷가에서, 장마철엔 세트에서 촬영하게 된다.
"틈틈이 백사장을 뛰며 체력 단련을 할 생각이에요. 그런데 햇볕을 너무 많이 받아 얼굴에 기미가 생기면 어쩌죠?"
심혜진은 안면도행에 앞서 또 한편의 영화를 위해 일주일 동안 호주 방문 일정도 잡아 놓았다.
지난 늦겨울부터 시작해 모든 촬영을 끝낸 영화 `꽃을 든 남자'의 호주 후반 작업에 참여하기 위한 것.
올 여름 개봉 예정인 `꽃을 든 남자'에서 심혜진은 순수한 심성을 가진 술집 웨이트리스역으로 영화 팬들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