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이종범 독수리 허찌른 '재치주루'
기사입력 1997년 05월 16일 00시 26분
수비의 속마음을 읽는 독심술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더블헤더 2차전은 이종범의 `눈치와 재치'에 경악했다.
톱타자 이종범은 1회말 2루타로 진루했으나 2번 백인호의 타구는 3루수 정면으로 강하게 날아가는 땅볼.
한화 3루수 이민호가 교과서대로 2루주자 이종범을 쳐다봤을 때는 이종범은 뛸 의사가 없다는 듯 2루에서 서성였다.
이민호가 안심하고 1루에 공을 던지는 순간 갑자기 그라운드에서 흙먼지가 날렸다.
이민호의 송구가 중간쯤 날아갔을 때 이종범은 쏜살같이 3루로 내달려 세이프가 됐고 3번 이순철의 유격수 땅볼로 유유히 홈을 밟았다.
이종범의 `눈치'는 번트안타로 진루한 5회에도 반짝였다.
백인호가 유격수 땅볼을 때리자 한화 내야수들은 1루주자 이종범이 당연히 2루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제아무리 날고 기는 이종범이라도 내야땅볼로 2개루 점령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종범의 눈치는 불가능이 없었다.
내야수들이 방심하는 틈에 이종범은 2루를 돌던 탄력으로 3루까지 힘차게 달린 것.
한화 선수들이 허탈하게 하늘을 쳐다봤을 때 이종범은 이미 팀의 3번째 득점을 올리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