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경륜장] 제3코너 일요일마다 사랑의 오작교
기사입력 1997년 05월 15일 15시 04분
잠실 경륜장의 제3코너가 `사랑의 오작교'로 각광받고 있다.
한주의 경륜이 마감되는 매주 일요일이면 제3코너 관중석에 선수들의 가족과 연인들이 대거 몰리기 때문이다.
제3코너는 선수들이 지하의 대기실에서 벨로드롬으로 올라가기 위해 지나쳐야 하는 `승리의 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레이스의 생명인 공정을 유지하기 위해 사흘간 합숙에 들어간 선수들과 `생이별'을 해야하는 가족과 연인들에게는 잠시나마 선수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3코너 관중석이 집합장소가 될 수 밖에 없다.
선수들에게도 3코너의 의미는 각별하다.
`불곰' 정성기는 결승선을 지나면 반드시 3코너쪽을 향해 손가락으로 권총을 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다.
약혼녀 이태화양（26）이 일요일마다 찾아와 응원하기 때문이다.
약혼녀의 가슴에 멋진 `사랑의 권총'을 쏘아대는 것.
지난달 제3회 스포츠조선배 대상경주 우승을 비롯, 최근 8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허은회와 `날으는 보증수표' 원창용의 가족들도 `3코너 단골 응원단'이다.
이밖에 정세연과 김보현 등 경륜스타들의 가족들도 3코너 관중석을 애용한다.
선수가족과 연인들은 일요일 3코너 관중석에서 마음의 성원을 보낸 뒤, 최종 레이스가 끝나고 확정판정이 나면 비로소 퇴소하는 선수들과 사흘만에 상봉을 나눈다.
베팅전문가들에게는 3코너 관중석에 어느 선수의 가족 또는 연인이 모습을 보이느냐도 중요한 참고사항이 된다.
가족들이 응원하는 선수들은 아무래도 젖먹던 힘까지 짜낼 수 밖에 없고,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좋은 성적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상지 위너스의 예상담당 박창현씨는 "3코너 관중석의 특징을 알고 레이스를 지켜보면 경륜의 재미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베팅가이드로서도 3코너 관중석의 비중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