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왕즈즈] 아시아 최고센터는 나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15일 14시 54분
한국의 `쥬라기 공룡' 서장훈（23．2m7）과 `중국판 하킴 올라주원' 왕즈즈（17．2m12）가 아시아 최고의 센터 자리를 놓고 `빅뱅'을 연출한다.
17일 오후 4시 부산 구덕체육관.
제2회 부산동아시아대회 베스트 카드로 꼽히는 남자농구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는 사실상 금메달이 걸린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지난 94년 연세대를 대학팀으로는 최초로 농구대잔치 정상에 올려놓았고 올 1월에도 재등극, 최고를 확인했던 한국 센터의 대명사 서장훈.
불과 15세의 나이에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가슴에 달아 12억 `인민'의 우상으로 떠올랐고 지난 4월 막을 내린 중국프로농구에서 소속팀 `8．1팀（인민해방군팀）'을 3년 연속 왕좌에 올려놓은 왕즈즈.
지난해 11월 이들은 중국 최대의 항구도시 상해에서 벌어진 제2회 22세 이하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서 맞대결할 기회를 잡았었다.
그러나 왕즈즈가 허리부상으로 결승전에 나서지 못했고 승리는 당연히 서장훈의 몫.
그로부터 꼬박 반년. `최고의 자리는 항상 하나'라는 진리를 확인하기 위해 둘은 장소를 한국 최대의 항도（港都） 부산으로 옮겨 맞붙게 됐다.
우선 쟁쟁한 국가대표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서의 우세가 점쳐진다.
원년 한국프로농구의 히어로 강동희의 천재적인 볼배급과 문경은 우지원 등의 중－장거리포가 버티고 있어 서장훈으로선 든든하기만 하다.
거기다 전희철 현주엽 등의 파워플레이도 어깨에 힘을 실어준다.
서장훈은 특히 3년만에 국가대표팀에 복귀한만큼 이번 대회서 진가를 뽐내 한국 최고, 나아가 아시아 최고의 센터라는 명성을 고수할 참이다.
22세 이하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한 왕즈즈는 서장훈과의 이번 대결이 다소 부담스럽다.
부산의 궂은 날씨로 편도선이 붓는 바람에 왕즈즈는 14일 대만전의 어이없는 패배를 숙소에서 TV로 지켜봐야 하는 참담함까지 맛봤다.
하지만 파워포워드 멩케 바터와 스몰포워드 리난 등 이번 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 동료들의 컨디션은 정상이라 한국전만큼은 순순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