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21살의 야망 → 최고타자
기사입력 1997년 05월 15일 14시 43분
거침이 없다.
아직 여드름 자국이 남아 있는 미소가 부드러운 21세의 청년이 프로야구를 휘어 잡을 태세다.
주인공은 바로 삼성 이승엽.
이승엽은 지난 14일 OB와의 더블헤더에서 5안타를 터뜨려 타율 3할7푼4리로 타격 2위에 뛰어 올랐다.
최다안타（43）와 타점（25）은 선두, 홈런（8）은 2위.
이쯤되자 수줍음을 잘타는 이승엽도 슬그머니 야망을 드러낸다.
내친 김에 공격 부문 3개 이상의 타이틀을 차지해 최고의 타자가 되겠다는 꿈을 숨기지 않는다.
"솔직히 욕심이 많이 생긴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 어느 투수와 상대해도 자신이 있다."
이처럼 이승엽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야구에 대한 집념 때문이다.
지난달 투수들에게 승부하는 요령이 노출돼 부진했던 이승엽은 밤잠을 설치며 방망이를 휘둘렀다.
덕분에 몸이 먼저 열리는 습관을 바로 잡는 등 타격 밸런스를 되찾아 5월에 들면서 맹타 행진을 하고 있는 것.
박흥식 타격코치는 "나무랄 데 없는 스윙을 하고 있다. 약점이던 낮은 슬라이더도 쉽게 안타를 만들어 낼 정도로 완벽하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최고 타자가 되기전에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 작성은 반드시 일궈 내겠다고 벼른다.
앞으로 6경기에서 계속 안타를 치면 이종범이 95년, 이정훈이 87년 빙그레 시절 기록한 22경기 연속 안타의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된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승엽은 마치 프로 10년생 같은 성숙함을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