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춘배] 조연연기 '반짝반짝'

기사입력 1997년 05월 15일 14시 36분



최근들어 화제를 뿌리고 있는 한국영화치고 엄춘배의 신세를 안진 영화가 없을 정도.

이정재의 코미디로 관심을 모은 `박 대 박'(양영철감독－시네락제작)을 비롯해

서해 흑산도 로케이션으로 촬영되는 `스카이 닥터'(전찬호감독－지맥필름제작), 또 이달 하순경 개봉될 예정인 영화 `3인조'(박찬욱감독－시네2000제작) 등에서 엄춘배는 `똑 따먹는' 조연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맹인 카스테레오 털이범으로 나와 관객들에게 폭소를 안겨준 `박 대 박'의 경우는 감초배우 엄춘배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준 연기로 평가되고 있다.

에로배우의 에로연기연습을 소리로 느끼는 청각을 발휘하는 표정이나 살인범의 오토바이 엔진소리를 식별해내 살인사건 해결에 전전긍긍하던 변호사(이정재)에게 결정적인 증인이 되는 과정 등은 `엄춘배가 아니면 안됐을 명장면'으로 꼽힌다.

또 `스카이 닥터'에서도 조연배우 라이벌인 명계남 박광정 등과 함께 섬마을 순경으로 등장해 웃음을 제공하고, 최근 촬영이 끝난 `3인조'에서는 박찬욱감독과의 인연으로 아주 잠깐 출연하는 의리를 과시하기도 했다.

엄춘배의 영화경력은 햇수로 30년. 어린 시절인 60년대 서울 뚝섬의 촬영장 옆에서 살았던 인연으로 `촬영장 아이'라는 닉네임을 들으며 아역배우로 명성을 날렸던 게 엄춘배의 배우입문사.

성인이 된 뒤엔 지난 90년 `걸어서 하늘까지'를 시작으로 `장군의 아들' `진짜 사나이' `화엄경' `코르셋' 등에서 열연, 감초배우의 입지를 다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