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다훈] '밑바닥 인생' 혼쭐
기사입력 1997년 05월 15일 14시 18분
훤칠한 외모와 반듯한 매너로 인기를 끌어온 윤다훈이 스크린데뷔작 `스카이닥터'(전찬호 감독．지맥필름제작)에서 밑바닥 인생으로 혼쭐이 나고 있다.
`스카이닥터'에서 윤다훈의 역할은 섬마을로 발령받은 공중보건의 기민이란 인물. 핸섬한 용모에다 미국유학까지 다녀온 `전형적인 오렌지 의사'다.
그러나 기민은 푸른 모자를 눌러쓰고 섬마을에 온 뒤, 갑자기 보건소 대신 멍텅구리배에 보내지는 운명을 맞게 된다. 기민은 그저 "설서 오신 분 맞제라?"라는 물음에 "예"라고 대답했을 뿐인데.
사연인즉 살인혐의를 뒤집어쓰고 멍텅구리배에 피신하기로 되어 있던 양구역의 박상민이 푸른 모자를 쓰는 것으로 접선방법을 정했기 때문. 졸지에 공중보건의인 기민은 살인혐의자인 양구와 신세가 바뀌어 버린 것.
윤다훈의 고생도 여기에서부터 시작됐다. 공중보건의 발령장을 보여주며 의사임을 주장하지만 멍텅구리배 선원들은 아무도 그의 얘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발령장을 코풀어 바다에 던져버렸다.
엉덩이가 예쁘다는 이유로 호모에게 농락당하기 일쑤고,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에 샤워라도 해볼라치면 금세 햇빛이 쨍 나는 등 되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래도 윤다훈은 이런 고생에 전혀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운명이 180도 바뀌는 기민이란 캐릭터가 너무나 맘에 들어요. 그동안 해왔던 단조로운 캐릭터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주말의 촬영에서도 윤다훈은 멍터구리배의 선원들이 먹다 남은 밥찌꺼기로 허기를 해결하는 `비극적인 장면'을 연기했는데, "하나도 힘든 줄 몰랐다"며 신명난 표정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