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좌익수 복귀후 타격도 '술술'
기사입력 1997년 05월 14일 15시 29분
이제 `인물값'을 할 때가 됐다.
현대의 `섹시 가이' 이숭용（26）이 서서히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개막 이후 지난 한달간 이숭용은 고장난 잠수함처럼 해저에 푹 잠겨 잠만 잤다.
파울이라도 좋으니 방망이 중심에 공을 한번 맞혀보기라도 하는게 소원이었을 정도.
마침내 타율이 1할대까지 떨어졌던 지난 1일에는 아예 얼굴이 백짓장이 됐다.
그러다가 번뜩 정신을 차린 것이 지난 8일 OB전.
2_0의 아슬아슬한 리드에 쐐기를 박는 2점홈런과 총알같은 좌중월 2루타로 웃음을 되찾았다.
다음날인 9일에도 좌전안타로 손맛을 보더니 최근 2게임에서는 안타가 없는 대신 4구를 무려 5개나 골라냈다.
안타 자체보다도 상하체 밸런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스윙폼을 되찾은 것이 더 기쁘다.
요즘은 비록 잡히는 타구라도 `딱'하는 경쾌한 소리가 전과는 분명 다르다.
이숭용이 감을 잡기 시작한 것은 글러브를 다시 끼면서부터.
신인 최만호가 부진하자 지난 4일부터 지명타자 대신 원래 자리인 좌익수로 뛰면서 한결 신바람이 났다.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있다가 하루 네댓번 방망이만 휘두르는 일이 펄펄 끓는 젊음에는 도무지 어울리지가 않았다.
"그동안 고민을 너무 많이 해 체중이 3㎏이나 빠졌어요. 이제 좀 자주 웃고 다녀야죠."
13일 현재 타율은 아직 2할2푼9리（70타수 16안타）에 불과하지만 이숭용은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표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