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호시노감독이 보낸 夢자의 수수께끼
기사입력 1997년 05월 14일 15시 29분
`몽（夢）'.
LG 천보성감독이 선문답을 하는 도인처럼 중얼거렸다.
잠실구장 감독실에 새로 걸린 액자 속에 쓰여진 글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보낸 사람의 마음을 읽어보려는 것이었다.
좀처럼 명쾌한 뜻풀이가 되지 않자 감독실을 오가는 사람들에게도 말을 건넸다.
"무슨 뜻일까." 그러나 답변은 한결같이 "글쎄요."
천감독은 답답했다.
그래서 함께 날아온 편지를 보고 또 봤지만 붓글씨에 대한 해석은 찾아낼 수 없었다.
`10연승을 축하하며 계속 선두를 지키라'는 격려문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울 정도였지만 `몽'자에 관한 설명이 없어 짜증이 날 판이었다.
결국 천감독은 `꿈보다 해몽이 좋으면 그만'이라 마음 먹고 나름대로 `몽'자를 해석했다.
`큰 꿈을 키우고 반드시 꿈을 실현하라'는 깊은 뜻이 담긴 귀한 액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액자는 13일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의 호시노감독이 보내온 것이었다.
천감독과 호시노감독은 지난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만났다.
호시노감독은 감독 초년생인 천감독에게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것.
장고 끝에 뜻풀이를 끝낸 천감독의 보충 설명 한마디.
"절대 꿈을 깨라는 것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