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삐삐 아티스트'등장
기사입력 1997년 05월 14일 15시 29분
대학가에 `삐삐 아티스트'가 등장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삐삐가 자기를 알릴 수 있는 중요한 PR도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특이한 고유번호를 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숫자에 일가견(?)이 있는 일부 학생들이 재미있는 번호를 만들어 주고 사례를 받거나 점심을 얻어먹는 아르바이트족들이 생겨난 것.
일명 `비퍼(Beeper)자키'로도 불리는 이들은 삐삐를 칠 때 자신임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고유번호인 `개인 바코드'를 만들어 준다.
또 밀어가 많이 사용되는 연인들 사이에서도 삐삐 아티스트의 인기는 갈수록 치솟고 있다.
비퍼자키가 만들어낸 숫자의 대표적인 예로 `486'을 들 수 있다.
사랑에 대한 암호로 `사랑해'의 획순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며, 이를 한단계 발전시킨 `586'은 펜티엄급 사랑을 의미한다는 것.
좀더 과격한 표현으로 `666'은 죽으라는 뜻이며, `666486'은 `죽도록 사랑한다'라는 의미라고.
이밖에 `444888666'은 `사아∼라앙∼해애∼', `44486'은 `사아∼랑해'로 숫자를 통해 애교섞인 멘트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김남원군(22·강원대 중문 3년)은 "여자친구와 사랑의 암호를 만들기로 하고 삐삐 아티스트에게 의뢰해 숫자를 받았다"며 "서로의 생일을 연결시켜 만든 둘만의 번호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삐삐 아티스트가 만드는 숫자는 해석하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신세대들은 이런 번호를 해독해내면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낀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