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바람둥이' 카사노바의 진짜 직업은?
기사입력 1997년 05월 14일 15시 29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사진사 세 사람은?"
"무솔리니, 히틀러, 괴벨스다."
"왜?"
"무솔리니는 현상하고, 히틀러는 인화하고, 그리고 괴벨스는 확대하니까！"
나치시대, 독일에서 유행하던 우스갯소리다.
유명인들의 알려지지 않은 면면을 추적해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놓은 책이 나왔다.
엄창현씨가 쓴 `어쨌거나… 그때는'(사회평론)은 역사 뒤편으로 사라진 인물들의 인생유전을 추적한 `인물로 본 세계사'다.
로코코시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의 직업은 수도 없이 많았다.
성직자 법률가 직업군인 철학자 의사 수학자 예언가 심령술사 첩보원 외교관등을 직업으로 삼았던 그는 한동안 복권회사까지 경영한 사장이었다.
카사노바에게는 숱한 염문이 따랐다.
심지어 어느 변호사의 부인과 여동생을 애인으로 만들더니, 20년 뒤 다시 그 변호사의 딸마저 애인으로 삼았을 정도.
그러나 그의 교양은 일류였고 독서량도 엄청났다. 특히 그는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는 거의 다 외우고 있을 만큼 교양인이었다.
마타 하리는 희대의 여자 스파이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별볼일없는 삼류 스파이였다.
프랑스에서 인도춤을 추던 `연예인 마타 하리'는 자신을 일류로 유명하게 만들려고 자기과시용 헛소문을 만들어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녀를 독일의 고급 스파이로 소설화시킨 것은 세상 사람들이었다.
그녀는 총살됐으며 시신은 소르본느 의과대학의 해부학 교실 해부대로 옮겨졌다.
시저의 죽음은 말이 씨가 된 경우다.
시저는 어느날 레피두스의 만찬에 초대됐다.
누군가 "어떤 죽음이 가장 행복한 죽음일까"라고 질문을 했다.
시저는 "예상치 못한 죽음"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시저는 후일 "부루트스, 너마저！"라는 말을 남기고 예상치 않은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이런 얘기 말고도 이 책은 모하메드, 나폴레옹, 체 게바라 등 역사속의 인물들을 흥미롭게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