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A] 화려한 원색에 섹시하게
기사입력 1997년 05월 14일 15시 29분
올 가을－겨울에도 섹시하면서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시스루룩이나 가늘고 긴 실루엣이 유행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9일 서울종합전시장 태평양관에서 열린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 97F/W컬렉션에서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 12명은 봄－여름 거리를 휩쓴 로맨티시즘을 바탕으로 한 `네오 페미니즘'을 새 패션언어로 제시했다.
세계적인 흐름인 낭만주의에다 복고풍과 모더니즘을 가미해 미니멀리즘의 단순함을 보완하고 대나무, 매화, 나뭇잎, 큼지막한 꽃잎 등 자연친화적인 프린트로 여성의 우아함을 강조한 의상들이 무대를 수놓은 것.
`계절파괴' 개념도 등장했다.
시폰, 저지, 실크, 망사 등 계절을 가리지 않는 소재들이 다양하게 사용됐고 봄－여름 의상에 주로 쓴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화려한 원색, 톡톡 튀는 비비드컬러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밖에 비대칭라인, 레이어드, 날카롭고 정교한 커팅, 하프코트 길이의 롱재킷, 부피감이 돋보이는 코트와 패딩류가 선보인 것도 특징으로 꼽을 만하다.
손정완, 배용, 지춘희씨처럼 당장 거리에 입고 나가도 괜찮을 만큼 실용적인 옷들이 많아진 것도 새로운 흐름을 이뤘다.
한혜자씨는 롱＆슬림 실루엣을 기본으로 세련된 색상배합과 저지, 벨벳 소재를 이용한 누빔코트를 선보이며 좋은 평가를 받았고, 진태옥씨의 무대는 여러 개의 다트로 허리를 강조한 실루엣, 별 모양의 커다란 버튼, 검은색과 흰색의 조화가 돋보였다.
또 김선자씨는 색동, 비녀, 댕기 등 한복의 주요 아이템을 응용하고 전통적인 꽃모양의 프린트로 주목을 끌었다.
송지오씨는 `골드 블루'라는 테마로 그가 추구하는 블루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고, 장광효씨는 70년대의 심플함, 색깔 있는 셔츠 등으로 한결 실용적인 의상을 선보였다.
이상봉씨는 톱밥을 깐 플로어에서 특유의 퍼포먼스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고, 진태옥씨는 종이상자를 쌓아 창고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플로어 곳곳에 돌멩이와 들꽃들을 배치해 변화를 준 김동순씨의 무대도 관심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