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애인 있는 남편' 구별법
기사입력 1997년 05월 13일 15시 14분
외근을 나갔다가 오후에 귀사하는 아랫직원의 낮 동안의 일거일동을 현미경으로 손금보듯 훤히 아시는 부장님이 계셨다.
"김계장, 당신이 뭐 공장에 갔었다구！ 요즘엔 사우나탕에서 고스톱치는 것도 공장에 간다고 그러나? 하긴 화투를 기계 돌린다고는 하더구먼！"
"미스터리！ 눈 알이 야구공처럼 커졌어. 낮에 프로야구 구경 갔었지?"
"미스박！ 서울역에 시골서 오시는 부모님 마중 나갔다구? 어두컴컴한 카페가 서울역이구 젊은 사내가 아버지야?"… 등등등 부하직원들의 행동들을 날카롭다 못해 뾰족하게 지적해 냈다.
나중에 비결을 말했는데 누구든 몇시간 전에 있었던 일의 부스러기가 얼굴이나 표정에 남아 있단다.
사우나＝번지르한 얼굴, 프로야구 관람＝까많게 탄 얼굴, 카페 대낮 데이트＝립스틱 색깔 바뀜… 식으로 말이다.
사랑과 가난, 기침은 숨길 수 없다라는 말도 있는데 애인이 생긴 경우도 금방 알아낼 수가 있다.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라는 영화도 있었지만 애인이 생긴 일은 세살짜리 꼬마도 알게 된다.
자, 앞서의 부장님같은 관찰력을 조금만 가지면 당신의 남편에게 애인이 생겼는지도 금방 알 수 있다.
첫째, 자동차 조수석을 수시로 살펴라. 너무 뒤로 누워 있으면 수상….
둘째, 다시 자동차 살피기. 1년에 서너번 또는 겨우 비 온 뒤에나 세차를 하던 사람이 자동차 안을 아이들이 흘린 과자 부스러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유지한다.
셋째, 불시에 남편의 바지 주머니를 뒤져라. 강남에 회사가 있는데 신촌이니 홍대앞 쪽 심지어는 양수리쪽 성냥이 나온다.
넷째, 전화벨이 울려도 지구 뒤편에 사는 개가 짖는 걸로 여기던 사람이 어느날부터는 식구 중 가장 먼저 몸을 날려 전화를 받는다. 한참 얘기를 나누고 나서도 잘 못 걸려 온 전화였다고 한다.
다섯째, 넥타이 와이셔츠 하다 못해 양말과 손수건까지 희끄무레, 거무티티, 푸르딩딩에서 빨갛고 노란 원색으로 바뀐다.
여섯째, 여자 배우라고는 강부자와 김혜자밖에 모르던 사람이 황신혜가 어쩌구 이응경이 저쩌구 한다.
일곱째, 갑자기 회사의 회식과 출장이 늘어난다.
여덟째, …애인이 있는 것 같다… (육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