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 '약물비상'
기사입력 1997년 05월 12일 14시 41분
2, 3위가 또 바뀔라.
부산 동아시아대회 조직위측이 수영 등 기록 종목 선수에 대한 도핑테스트를 강화하고 있다.
94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처럼 폐막 50여일이 지난후 2, 3위의 순위가 뒤바뀐 해프닝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의 성화가 꺼진지 50여일이 지난 94년 12월3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중국선수 11명（남6, 여5）이 금지약물인 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면서 "이들이 따낸 메달 22개（금15, 은6, 동1）를 몰수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의 메달순위는 일본이 금메달 64, 한국이 금메달 63개로 2∼3위가 뒤바뀌었다.
몰수된 금메달 15개 중 5개를 일본이 승계했으나 한국은 1개밖에 물려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대국인 일본을 그들의 홈그라운드서 따돌리고 86서울 아시안게임, 90북경 아시안게임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했다고 우쭐했던 한국은 중국선수가 저지른 약물소동의 엉뚱한 피해자가 된 것이다.
당시 OCA가 공개한 약물복용 선수는 여자수영 4관왕 루빈을 비롯한 수영 7명과 카누 2명, 육상 1명 그리고 사이클 1명 등이다.
이같은 해프닝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부산 동아시아대회 조직위측은 11일 대회 첫 금메달（여자 100m 자유형）을 획득한 중국의 주잉웬（15）에 대해 강도높은 약물검사를 실시, 그녀는 기자회견장에도 나올수 없었다.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방랑 물개' 조광제（17．경남체고） 역시 약물 검사 요원이 `배석'한 가운데 겨우 기자회견을 치러야 했을 정도.
이들 두명은 물론, 11일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낸 나머지 선수들도 약물검사 요원들의 `각별한 경호'를 받아야 했다.
큰 대회 때마다 약물 소동을 일으켰던 역도 육상 선수들도 이같은 `전과' 때문인지 그 어느 대회 때보다 강화된 약물검사에 숨을 죽여야 했다.
`히로시마 약물 파동' 때문에 이번 동아시아대회 참가자들이 큰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