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와여인숙] 봄바다 출렁이는 욕망들
기사입력 1997년 05월 12일 14시 16분
외딴 여인숙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욕망을 미스테리 기법으로 그리는 영화 `마리아와 여인숙'(선우완 감독－선익필름 제작)이 충남 안면도의 철이른 바닷가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여주인공은 최근 1년 동안 국내 유수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휩쓴 정상의 배우 심혜진. 심혜진이 얇은 원피스를 입고 술에 취한 듯 휘청거리며 바닷가를 걸어가는 장면부터 시작됐다.
출렁이는 바닷물에 들어가 춤을 추는 것처럼 비틀거리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심혜진은 온몸에 한기를 느낄 정도로 차가운 바다에 몸을 맡겼다.
이 영화에서 심혜진은 거친 세상을 떠돌다가 여인숙으로 스며들어 온 욕망의 화신같은 여자 명자역.
그녀의 상대역은 김상중과 신현준이다. 기태와 기욱이란 이름의 형제로 나오는 이들은 명자란 베일 속의 여자를 놓고 묘한 감정에 휩싸이는 상황을 그리게 된다.
기태(신현준)는 명자를 형에게 양보하지만 그녀의 뿌리칠 수 없는 유혹에 넘어가는 인물.
카리스마를 가진 마스크의 스타 신현준은 선우완 감독의 주문에 따라 긴머리를 그대로 유지한 채 파마를 새로이 했다.
이들 3명외에 이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은 장산포 바닷가에 세워진 여인숙. 제작진은 8천만원을 들여 쓸쓸한 느낌을 주는 여인숙 세트를 지었다. 120평 규모의 2층 건물.
`마리아와 여인숙'의 촬영 팀은 일주일 동안 봄신 촬영을 한 뒤, 올 여름에 다시 안면도에 와 이글거리는 욕망의 게임을 카메라에 담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