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구 관전평]이숭용 빨랫줄송구 V이끌었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12일 00시 19분
현대의 승리는 외야수의 호송구 하나가 결정적인 뒷받침이 됐다.
현대는 1, 2회 잇단 병살타로 공격의 맥이 끊겼는데 이쯤되면 경기의 흐름은 롯데로 넘어가기 십상이다.
그러나 현대 좌익수 이숭용은 3회 1사 3루의 위기에서 3번 박정태의 희생플라이성 타구를 노바운드로 정확히 홈에 뿌려 3루 주자를 객사시켰다.
팽팽한 투수전으로 치닫는 만큼 어느쪽이 선취점을 뽑느냐가 관건이었는데 결국 이 호송구 하나는 분위기를 완전히 현대 쪽으로 돌려 놓은 셈이 됐다.
5회 이후 현대의 배팅이 활기를 띤 것은 그 연장선이라 할수 있다.
5회 2사 2루 볼카운트 2－2에서 우익선상 1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아낸 현대 9번 박진만의 배팅은 돋보였다.
어떻게든 선취점을 뽑아내기 위해 스윙폭을 작게하고 바깥쪽 볼을 무리없이 밀어친 결과다.
반면 롯데 타자들은 현대 선발 위재영의 유인구 공략에 실패했다.
위재영은 투스트라이크 이후엔 높은 볼을 던졌는데 롯데타자들은 여기에 말려들었다.
승부와 상관없이 롯데 포수 강성우의 수비는 돋보였다.
강성우는 4, 5회 두차례의 도루저지에 이어 7회엔 파울플라이를 몸을 사리지 않고 현대 덕아웃앞까지 달려가 슬라이딩하며 잡아냈다.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플레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