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되살아났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11일 15시 24분
해태 김응용감독은 10일 LG전에서 5대2로 역전승을 거둔 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타선이 터져주지 않으니 경기마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며 "더욱이 그동안 죽만 쑤던 이호성이 해줄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해태의 `헐크' 이호성（30）은 김감독의 말처럼 올시즌을 최악의 상태로 시작했다.
겨우내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지만 바꾼 타격폼에 적응하지 못해 시즌개막이 됐는데도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었다.
김성한 타격코치의 지시로 배트를 약간 눕혔으나 여전히 타격포인트를 맞추지 못했다.
매일 이어지는 특타.
그러나 막상 경기에 나가면 헛방망이질이었다.
급기야 지난달 29일부턴 프로입단 8년만에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밀려났다.
이때 이호성은 만나는 사람마다 "야구가 이렇게 어려운줄 몰랐다"며 말문을 흐렸었다.
10일 광주 LG전.
공교롭게도 이호성은 연세대 선배 이순철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메워주기 위해 11일만에 선발 중견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이 행운이 새로운 가능성의 출발이란 사실을 이호성 자신도 몰랐다.
4회말 동점 좌중간 적시타를 날린 이호성은 1_2로 뒤지던 7회말엔 선두타자로 나가 역전승의 물꼬를 트는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다.
올시즌들어 처음 한경기에 2안타를 때린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타격포인트가 몸의 중심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최근 5경기에서 11타수 4안타（0.364）로 상승세를 타며 전체타율도 2할5푼으로 끌어올렸다.
이호성은 정말 다시 살아난 기분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