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역시 김인호'
기사입력 1997년 05월 11일 15시 24분
야무진 주부는 집안을 생기있게 만든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쓸고 닦으면 돼지우리 같던 집도 금세 사람 사는 곳으로 변한다.
현대에서 김인호（30）가 맡고 있는 역할은 살림꾼 주부와 비슷하다.
김재박감독이 김인호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한가지, "제발 또 아프지만 말라"는 것.
자리만 변함없이 지켜 줘도 집안이 편안해진다는 뜻이다.
김인호가 오른손 인대 부상으로 인한 13일간의 공백을 깨고 컴백한 것은 지난 6일 OB전.
복귀 첫날 4타수 3안타를 때리자 팀도 12대5로 오랜만에 대승하면서 분위기가 살았다.
하지만 다음날인 8일 더블 헤더에서는 8타수 무안타.
김인호는 `잘 맞을수록 어깨에 힘이 들어가선 안된다'는 사실을 하루만에 깨달았다.
9일 롯데전서 총알같은 좌중월 2루타로 감을 되찾은 김인호는 10일 경기서는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로 날았다.
타격도 좋았지만 재치가 번뜩인 베이스러닝도 압권이었다.
2_0으로 앞선 3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4구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치고 후속 내야 땅볼 때 3루에 안착.
이어 4구로 나간 3번 박재홍이 2루를 훔치는 사이 홈스틸을 감행해 귀중한 3점째를 올렸다.
롯데 포수 임수혁이 볼을 높이 뺀 것이 2루에 송구하기 위한 동작임을 미리 간파한 두뇌 플레이였다.
복귀 후 5게임에서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와 도루 2개를 기록한 김인호의 존재가 새삼 커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