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현] 올해는 '황금장갑'
기사입력 1997년 05월 11일 15시 24분
"저 그때 야구 잘했어요."
결코 거만하지 않은 LG 유지현（26）이지만 94년 프로 첫해의 자신을 두곤 언제나 당당하다.
요즘 유지현은 3년전의 그 모습, 그러나 아직은 겸손하다.
"이제 스무경기 했을 뿐인데요."
최근 5경기서만 6할1푼5리를 때린 타율 3할2푼5리（10위）.
지난달 18일 부산 롯데전 이후 9연속 성공을 달린 도루는 10개（2위）.
실책은 3개, 그나마 지난달 19일을 마지막으로 깨끗이 졸업했다.
이후에는 스포츠조선이 선정하는 최고수비에 20일동안 6차례나 뽑힐 만큼 발군.
94년의 유지현이 부럽지 않다.
공－수－주에서 이만한 보배가 없다.
LG의 최근 10승중 5경기서 톱타자 유지현은 결승득점을 책임졌다.
나가기만 하면 기어이 홈을 밟고 마는 `꾀돌이' 덕분에 3번타자 이병규만 신났다.
안타와 땅볼 2개씩으로 유지현을 홈에 불러 들여 벌써 4차례 결승타를 챙겼다.
유지현은 오래전에 꿈을 하나 품었다.
보배라는 찬사는 귀에 못이 박혀도 `최고'라는 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닮음꼴 1년선배 해태 이종범의 깊은 그늘이 그가 선 자리 구석구석을 채워놓았기 때문.
`영원한 2인자'라는, 욕은 아니지만 칭찬은 더욱 아닌 섭섭한 이름이 유지현의 몫이었다.
"언젠가는 넘어야죠."
거기 산이 있어 오르는 심정.
쌍둥이 공－수－주의 핵 유지현은 지금 8개구단 최고 톱타자, 최고 유격수다.
올해가 `그 해'가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