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여름이 두려워 '캬악' 우발사고
기사입력 1997년 05월 11일 15시 24분
많이 하는 욕 중에 `골민者'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은 골이 빌 수가 있다. 모든 학문에 도통한(에헴！) 에로비안나이트 필자가 지금부터 골학 강의를 할테니 잘 들어보시라.
사람의 골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이성뇌'와 웃을까 울까를 판단하는 `감성뇌'로 구성되어있다.
한 사람이 해변가에서 팬티 차림으로 맨무릎을 내놓고 있었다 치자.
누군가 그 무릎을 찰싹∼！ 싸대기를 쳤을때 감성뇌만 발달한 사람은 "누구야?！"하고 외친 뒤 "캬악！！"함과 동시에 그 사람의 머리를 마시던 음료수병으로 내리치는 수가 있다.
그러나 골이 꽉 차서 감성뇌+이성뇌가 모두 발달한 사람은 순간의 분노를 이런 생각으로 물리쳐 버린다.
`…내 무릎에 앉은 파리를 잡으려고 예쁜 비키니 아가씨가 손을 살짝 댄 걸로 생각하지 뭐！ 기분이 더 좋고 몸이 꼬이네 흐흐허헝∼！'
얼마전 새벽의 일. 목욕탕에서 깔고 자는 메트리스 한 장 때문에 흉기로 살인을 한 끔찍한 사고가 있었는데, 물론 칼을 휘두른 사람은 이성뇌가 건포도처럼 쪼그라져 있든가 아예 텅빈 자였을 것이다.
범죄 심리학자가 낸 통계에 의할 것 같으면 사람이 다른 사람의 밥숟가락을 못들게 만들어 버리는 일(＝살인)의 동기도 별다른 게 아니고 `캬악！'하는 순간적인 흥분을 못 참아 일으킨 것이 반을 넘는 53％라고 한다.
더운 여름이면 `캬악 기질 사고'가 더 많이 생긴다.
불쾌지수가 높아지면 앞 사람이 공중전화를 오래 쓴다고 뒤에서 권총을 쏴 버리는 일이 외국에서는 비일비재하단다.
공중전화 사용다툼으로 사람을 죽인 자가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문 "그까짓 일로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다니！"
답 "그 까짓 일이라니！ 난 3차 세계대전을 미리 막았다."
문 "무슨 황당한 얘긴가?"
답 "앞 사람을 없앴기 때문에 나는 그 사람과 전화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그 사람은 흥분을 잘하는 사람인데 만약 내가 약속시간에 전화를 안 했어봐라. 그는 우리 집을 폭파시켰을 것이다. 나는 보복의 차원에서 그가 사는 동네를 쑥밭으로 만들어 버렸을 것이고 그는 우리 시 전체를, 나는 그가 사는 도 전체를, 그는 내 나라 전체를, 나는 그가 사는 나라와 가까운 우방국을 초토화 시키고 그러다가 여러나라가 얽히고 설키는 대 전쟁이 일어났을 일 아닌가 말이다."
－아, 5월초의 기온이 벌써 30도를 넘었는데 올여름이 너무 더우면 어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