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남] 쾌속항진
기사입력 1997년 05월 10일 15시 32분
일찌감치 그의 가능성을 훔쳐 본 사람은 의외로 많다.
임선동은 작년 11월 괌 해외 전훈 당시 "승남의 볼은 치기 어렵다"고 장담했다.
또래 투수들의 공을 모조리 받아 봤던 국가대표 출신 OB 포수 진갑용은 작년 겨울 `당장 통할 수 있을 듯'한 투수 동기생으로 첫손에 그를 꼽았다.
쌍방울 김성근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작년 2차 지명에서 그를 놓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LG의 신형 잠수함 전승남（23）.
쌍둥이 선발 마운드의 최연소 투수지만 그가 차지한 자리는 튼튼하다.
시즌 개막 1주일만인 지난달 18일 부산 롯데전부터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에 입성했다.
경기마다 피칭 내용은 빼어나다.
최고 시속 143㎞의 직구 스피드과 슬라이더, 커브, 싱커의 변화구 등 제구력이 골고루 일품이다.
선발 첫 경기서는 6이닝동안 107개의 공을 뿌리며 조심스런 피칭을 했지만 등판이 늘어가면서 부쩍 대담해지고 수싸움도 노련해졌다.
최근 2경기에선 이닝당 투구수를 13개 이내로 관리할 만큼 철저하게 타선을 압도했다.
전승남은 올시즌 LG 마운드에서 첫번째 선발승을 기록한 투수다.
그 의미는 크다.
시즌 초반 고참 투수들의 잇단 부진으로 붕괴 조짐까지 보였던 쌍둥이 마운드에 일약 새바람을 일으키며 신세대 선발진을 건설한 주역이다.
그와 맞설 때마다 상대팀은 에이스를 낸다.
롯데 강상수, 현대 정민태, OB 김상진, 그리고 해태 조계현이 차례로 당찬 새내기를 만났다.
전승남의 전적은 3승1패.
신세대 에이스는 튼튼하게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