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대포] 너도나도 '도깨비 방망이'
기사입력 1997년 05월 10일 15시 32분
`투수들은 어쩌란 말입니까.'
삼성에서 사용한 `괴력의 방망이'가 부정 방망이란 의혹을 벗자 그 파장이 투수들에게 번지고 있다.
나머지 7개구단에서 "값 싸고 질 좋은데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당장 구입하자"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발력이 좋아 강한 타구를 쉽게 만들 수 있고, 잘 부러지지 않아 경제적이고, 일제 방망이보다 가격 경쟁력까지 뛰어나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에 각 구단의 반응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방망이 소동' 탓에 더욱 괴로운 사람들은 마운드를 지키는 투수.
그렇지 않아도 올해 사용하는 공인구가 손에 맞지 않고 반발력이 좋아 힘겨운 판국인데 방망이까지 더욱 세지면 시즌내내 `타고투저'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적법 판정이 나오자마자 문제를 제기했던 LG는 물론 나머지 구단에선 기다렸다는 듯이 빠른 시일 내에 `괴력의 방망이'를 확보해야 한다며 구입선 찾기에 나섰다.
또 눈치만 보고 있던 일부 선수들은 이제부터 떳떳하게 `의혹의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나가 투수를 위협할 태세다.
삼성의 미제 미즈노 방망이와 똑같은 제품을 갖고 있는 롯데 임형석, 현대 권준헌을 비롯한 일부 선수들은 10일 경기부터 문제의 방망이를 사용할 생각이다.
이와 함께 공인 마크가 없는 방망이를 쓸 수 있도록 KBO가 유권 해석을 내린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국적 불명의 `해적판 방망이'도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부정 방망이 의혹'은 정밀검사를 통해 일단락 됐지만 그 파장이 어떻게 나타날지 계속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