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연극 영화 척경험 '굿'
기사입력 1997년 05월 10일 15시 31분
`브라운관 탈출'을 선언한 전도연이 두개의 첫 경험에 푹 빠져 있다.
먼저 연극. "처음엔 관객들과 눈만 마주쳐도 겁이 났죠. 지금은 즉각 반응이 오는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이젠 관객들에게서 웃음이 안 나오면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거든요."
전도연은 현재 브라운관을 떠나 대학로에서 연극 `리타 길들이기'에 출연중. 더블캐스팅으로 1주일에 수,일요일만 4차례 무대에 서지만 해본 적이 없는 일이라 만만찮다.
리타 역할도 제법 까다롭다. 초반의 리타는 런던 노동계급 출신의 미용사로, 개방대학 교수인 프랭크와 1대1로 수업을 받으러 가서도 처음엔 "쌍놈의…" "그새끼…"소리가 절로 입에서 나올 정도.
그러나 교육을 받은 리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교양이 뿜어 나온다.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프랭크의 말을 또박 또박 반박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상스러운 연기와 지적인 연기, 코미디와 심각한 멜로, 교훈적인 내용을 모두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여배우를 위한 연극'이라고 부른대요. 연극 한편으로 한 여배우의 역량을 전부 시험해 볼 수 있다는 거죠."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볼 수 있었다. 대사만 해도 100분 남짓한 공연 시간중 70분 정도가 혼자 떠들어야 하는 분량.
게다가 바로 1m 앞에 관객들이 눈을 반짝이며 보고 있는 것도 처음. 앞으로 8개 도시를 도는 지방 순회공연까지 마치고 나면 연기를 보는 눈도 상당히 달라져 있을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크다.
한석규와 공연하는 영화 `접속'도 첫 경험. 몇차례 촬영을 통해 영화가 TV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TV처럼 몰아붙이는 분위기가 없어요. 특히 모든 걸 스태프들이 상의해서 결정하고 연기자를 아끼는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구요."
`리타 길들이기' 이후 코믹 연기로만 섭외가 들어올까봐 벌써부터 지레 걱정이다. "원래 주위 사람들을 잘 웃겼어요. 연기까지 그렇게 할 필요는 없잖아요?"
당분간 드라마는 자동 휴식을 맞는 이상 현재 섭외가 들어와 있는 쇼 프로그램의 MC로나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