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천 래프팅 사고]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
기사입력 1997년 05월 10일 15시 31분
지난 8일 오후 1명의 사망자를 냈던 강원도 인제군 내린천 래프팅 보트 전복사고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참사였다.
8일 오전까지 인제 지역에 내린 비는 100㎜가 넘어 내린천 곳곳에는 4급 수준의 급류가 형성된 상태였다.
4급이라면 물굽이가 2m에 달해 전문가들도 긴장하는 상황.
그러나 사고를 낸 한백레저(대표 김병호)측은 탑승자들이 완전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배를 띄워 화를 자초했다.
이번에 사용된 보트는 길이 390㎝, 폭 180㎝의 8인승. 밑면적이 넓어 몇번 타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전복되기가 어려운 큰 보트다.
그러나 보트가 아무리 좋다해도 탑승자들이 일정한 속도로 노를 젓지 않으면 방향을 잃고 뒤집힌다.
급류에서는 뱃머리가 아래로 향해야 안정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뒷자리에 탄 가이드가 방향을 잘 잡아야함은 물론 물의 속도를 이길 수 있는 추진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이번 사고의 직접 원인은 탑승자들의 노 다루는 솜씨가 서툴러 배가 방향을 잃은 상태에서 바위에 배가 부딪히며 뒤집힌 것.
그러나 1인당 3만원씩의 행사료 챙기기에 급급했던 주최측이 위험을 무릅쓰고 보트를 띄운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헬멧과 구명조끼를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10여 명이 부상한 것은 떠내려가며 물속의 바위에 팔다리를 부딪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구명조끼는 가슴부분의 부력이 가장 크므로 배가 뒤집혔을 경우 수영을 하려들지 말고 위를 보고 큰 대(大)자로 누워 천천히 기슭으로 나오는 것이 사고시 가장 중요한 대처요령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