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 중원쟁탈전 후끈
기사입력 1997년 05월 09일 15시 24분
`축구의 달인' 김현석의 롱패스냐, `테크닉의 화신' 바데아의 숏패스냐.
숙명의 라이벌 현대와 삼성의 일등주의가 10일 오후 3시 경주구장에서 또한번 충돌한다.
작년 라피도컵 우승팀 현대와 준우승팀 삼성의 대결은 그야말로 물러설 수 없는 벼랑위의 승부다.
대우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인 양팀이 라이벌을 꺾으면 장미빛 탄탄대로를 달리겠지만 반대의 경우 시즌 초반 치명상을 입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기선 제압의 열쇠는 현대 김현석（29）과 삼성 바데아（30）의 중원 쟁탈전으로 압축된다.
국산 최고 미드필더인 김현석과 용병 제일의 테크닉을 자랑하는 바데아는 스타일도 달라 극적요소를 더하고 있다.
김현석이 30m 가까운 롱패스를 문전에 정확하게 떨어뜨려 주는 반면 바데아는 10∼20m의 짧은 패스를 조각가처럼 섬세하게 연출하고 있다.
현대의 주득점원은 게임리더 김현석이 미드필드 좌우에서 에측불허로 올려주는 볼을 김종건 송주석 등 제공력과 스피드를 갖춘 스트라이커들이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삼성은 바데아의 갑작스런 방향전환 등 발끝묘기에서 출발해 박건하 이기근 조현두 등 발재간이 능란한 기교파들이 작품을 만드는 유형.
결국 현대는 김현석이 대형 공격수들에게 대포알 슛을 날릴 여건을 마련하고 삼성은 바데아가 골지역까지 세밀한 패스를 해 테크닉션들이 찬스를 살릴 수 있게 했다.
따라서 이들의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변수가 잔디상태다.
롱패스가 장점인 김현석은 별 영향을 받지 않지만 숏패스가 주무기인 바데아에게 좋은 잔디상태는 생명과 다름없다.
그러나 경주구장의 잔디가 최근 치른 경북도민체육대회로 인해 혹사를 당한 상태라 바데아와 삼성으로서는 다소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