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운-노정윤] '태극마크 달고 日열도 흔든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09일 15시 24분
"한국축구의 자존심은 우리가 지킨다."
J리그（일본프로축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의 축구스타 `적토마' 고정운（高正云．31．세레소 오사카）과 `탱크' 노정윤（盧廷潤．26．산프레체 히로시마）이 불같은 투지를 사르고 있다.
오는 21일 오후 7시10분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한－일축구정기전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오는 19일 낮 12시까지 대표팀 숙소인 도쿄 다카와프린스호텔로 집합하라는 통보를 받고 출격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고정운은 작년 12월 아시안컵 이후 5개월여만에, 또 노정윤은 지난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후 3년만의 대표팀 복귀라 이들의 태극마크에 대한 감회는 남다르다.
특히 `명예회복'을 갈망하며 3년동안 한（恨）을 키워온 노정윤은 벌써부터 가슴이 터질 듯이 달아오른다.
아시안게임 당시 비쇼베츠 감독의 눈밖에 나 히로시마의 열성팬들 앞에서 뒤통수가 뜨거워지도록 벤치만 데우는 치욕을 감수해야 했던 것.
현재 노정윤의 몸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다.
지난 7일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와의 전기리그 7차전서 허리를 삐끗해 연일 진통제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그는 J리그를 한두 게임 거르더라도 한－일전에는 꼭 뛰어야겠다는 각오다.
반면 고정운의 컨디션은 최고조다.
지난 3월 나비스코컵에서 3게임 연속골을 터뜨리며 열도를 흔들었던 그때 그대로다.
정규리그 들어 주춤하는 듯했으나 최근 가공할 폭발력이 되살아나 차범근 감독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고 있다.
"여기에 나와 있으니 대표팀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집니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질 각오로 사력을 다할 작정입니다."
오는 19일의 `도쿄행'을 고대하는 고정운과 노정윤의 가슴이 조바심으로 타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