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여시' 김재박 감독의 깜짝스퀴즈
기사입력 1997년 05월 09일 00시 16분
그래서 별명이 `여시'다.
8일 OB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김감독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깜짝 수'로 승기를 잡았다.
1_0으로 앞선 4회말 선두 5번 김갑중의 사구에 이은 6번 윤덕규의 우전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때 권준헌이 들어섰다.
볼카운트 1_1이 되자 현대 이선웅코치가 나와 권준헌에게 뭔가를 속삭였다.
지시를 끝낸 이코치는 들어가려다 말고 타석으로 돌아가는 권준헌을 다시 불러 몇마디 했다.
곧이어 3구째 낮은 볼이 들어오자 권준헌은 갑자기 주저앉는 듯 자세를 낮추더니 번트를 댔다.
스퀴즈번트를 전혀 예상치 못한 OB 3루수 안경현과 1루수 김형석은 제자리에 얼어 붙었다.
깜짝 놀라 뛰어든 투수 한태균이 1루쪽 라인을 타고 흐르는 볼을 잡았지만 3루주자가 홈에 거의 다다른 것을 보자 1루로 공을 던져 스코어는 2_0.
무사 1, 3루여서 희생플라이나 땅볼로도 1점을 뽑을 수 있고 병살타가 나와도 3루주자는 홈인할 수 있기 때문에 스퀴즈번트는 생각지 못했던 것.
후속 장광호가 3루 땅볼, 박진만이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 결과적으로 스퀴즈번트는 백번 잘한 셈이 됐다.
허를 찔린 OB 김인식감독은 5회말 2루심에게 어필하고 들어가는 길에 조종규주심에게 "4회 권준헌을 두번이나 부른 것은 쓸데없이 시간을 끄는 행위 아니었느냐"고 한마디 툭 던지고는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덕아웃으로 사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