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결산 프로농구 원년 - 기록
기사입력 1997년 05월 08일 14시 54분
`사람은 이름을 남기고 스포츠는 기록을 남긴다'는 말처럼 첫해의 한국프로농구는 푸짐한 기록을 쏟아냈다.
`농구 본고장'의 용병들이 가세한 데다 공격제한시간을 24초로 제한하는 공격농구로 `기록잔치'는 더욱 풍성했다.
또 지역방어를 불허하고 대인마크만을 허용하는 수비룰도 많은 진기록을 낳으며 팬들을 매료시킨 하나의 요인이 됐다.
각종 진기록과 신기록들의 대부분은 역시 발군의 공격력을 과시한 외국용병들의 손에서 터져나왔다.
`코트의 마술사'라는 원년 최고의 찬사를 받은 SBS 제럴드 워커는 신기에 가까운 손놀림으로 `제1호 트리플더블'이라는 한국프로농구사에 찬연히 빛날 금자탑을 쌓았다.
워커는 2월19일 SBS_현대전서 21득점, 11리바운드, 13어시스트의 대기록을 작성했던 것.
최우수 외국선수상에 빛나는 나래의 `마당쇠' 제이슨 윌리포드는 3월5일 동양전에서 팀득점（91점）의 59％에 해당하는 54득점을 혼자 쓸어넣는 괴력을 발휘했다.
`나는 덩크' 클리프 리드는 2월2일 현대전서 6차례 에어쇼로 한게임 최다 덩크슛 기록을 세우는 등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합쳐 모두 54개（게임당 1.8개）의 덩크슛을 성공시켜 시즌 최다 덩크슛의 주인공이 됐다.
용병들이 득점, 리바운드 등 각종 부문에서 랭킹 10위를 독점하다시피하며 신기록들을 양산한 가운데 토종스타들도 금쪽같은 기록들을 빚어냈다.
기아 강동희는 2월15일 대우전에서 14어시스트를 기록, 한게임 최다 어시스트를 작성하며 정규리그 154개（게임당 7.33）로 원년 어시스트왕에 올랐다.
강동희는 기아를 원년 챔피언으로 견인,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 스포츠조선 농구대상 등 스포츠신문 3사의 MVP를 휩쓸었다.
나래 정인교는 3월20일 동양전에서 3점슛 10개로 한게임 최다 3점슛을, 기아 김영만은 3월29일 나래전서 49득점으로 국내선수 한게임 최다득점을 각각 세우며 토종농구의 체면을 살렸다.
깨어질수록 빛이 난다는 프로농구의 기록들.
원년의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영롱한 빛을 토할 다음시즌의 새 얼굴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