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프로축구가 인기 없는 이유
기사입력 1997년 05월 08일 14시 49분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이어 14일은 석가탄신일, 15일은 스승의 날, 19일은 성년의 날로 이어진다.
5월은 휴일도 많은데다 날씨도 1년중 가장 화창하고 쾌적해 스포츠에도 최적의 계절이다.
특히 스포츠에서의 5월은 어린이날에 가장 주목하게 된다.
어린이는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신체를 가꾸고 꿈과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제청소년심신수련원이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 경기 일원의 4∼6학년 초등학생 8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는 어린이가 22.8％로 교수나 선생님（24.3％） 다음으로 많았다.
몇년전만해도 수위를 달리던 판사 검사 등 법조인은 12.6％에 그쳤다.
21세기를 이끌어 갈 미래의 주역들이 이처럼 스포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스포츠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 크다.
영원한 고객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래의 팬인 어린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어린이날에 앞다투어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미래의 고객'을 즐겁게 했다.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프로야구는 5일이 경기가 없는 월요일인데도 어린이날이어서 서울 대구 대전 전주 등 4개구장에서 경기를 펼쳤다.
프로야구 출범 16년 동안 정규시즌 경기일정에 월요일 게임이 편성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월요일이 어린이날이어서 금요일인 지난 2일 경기를 하지 않은 대신 어린이날 프로야구 경기를 벌인 것이다.
KBO의 이같은 결정은 어린이가 최고 팬이고, 프로야구가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올해 출범한 프로농구도 지난 1일로 올시즌의 모든 경기일정을 마쳤지만 각 구단별로 백화점이나 유원지 등에서 팬사인회나 농구교실 등을 열어 어린이팬 만들기에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프로축구는 토요일인 3일에 3게임, 일요일인 4일에 2게임을 치른후 어린이날인 5일은 `푹' 쉬었다.
프로야구선수들에게도, 그리고 프로농구선수들에게도 가정이 있고 어린이들을 가진 선수가 많다.
그러나 그들은 프로야구와 프로농구의 팬 확보를 위해 어린이날 값지고 소중한 봉사를 아끼지 않았다.
프로야구 프로농구, 그리고 프로축구의 차이점이 무엇인가를 새삼 느끼게 한 97년의 어린이날이었다.
`한가지를 보면 열가지를 안다'고 했다.
프로야구와 프로농구가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축구인들은 가슴으로 깨달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