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이상훈] 소방수 결투
기사입력 1997년 05월 08일 14시 43분
전혀 다른 성장배경을 가진, 전혀 다른 형태의 두 투수가 소방수대결을 벌인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왼손투수인 LG 이상훈（26）과 무명출신의 사이드암스로투수인 해태 임창용（21）.
이들이 9일부터 광주에서 열리는 LG와 해태의 3연전에 팀승리를 담보로 마무리를 책임진다.
93년 당시 역대 최고액인 계약금 1억8천800만원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유니폼을 입은 뒤 올해 연봉 1억800만원의 이상훈.
최고시속 151㎞의 불같은 강속구와 대담한 승부기질을 앞세워 상대타자에게 무차별 공세를 퍼붓는다.
지난 95년 광주 진흥고 졸업직후 계약금 3천만원의 헐값에 해태에 입단해 올해 연봉 3천2백만원의 임창용.
사이드암스로투수로는 140㎞대의 빠른공을 뿌려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다.
하지만 올시즌들어 임창용은 당당히 이상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큼 성장했다.
7일 현재 이상훈은 11경기에 나가 1승8세이브로 100％ 구원성공에 방어율 1.06을 기록하고 있다.
임창용은 12경기에 등판해 3승2패6세이브에 방어율 1.48을 마크, 9세이브포인트로 이상훈과 구원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다.
다른점이 있다면 이상훈이 17이닝을 던진 반면 임창용은 30⅓이나 던지며 혹사당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갈수록 임창용의 구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막판 굳히기를 위해선 다른 대안이 없다.
이상훈과 임창용이 불펜시위를 벌일 마무리 싸움에 1위 LG와 2위 해태의 운명이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