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시사회 적신 '아름다운 슬픔'
기사입력 1997년 05월 08일 14시 35분
160만부 판매라는 경이적인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아버지'（장길수감독_시네비젼제작）가 예상대로 시사회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디지털녹음 등 후반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바람에 개봉（10일）을 불과 닷새 앞두고 열린 `아버지'의 시사회에서 매스컴 및 영화 관계자들은 "손수건 없이는 영화보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눈물을 훔쳐냈다.
단절된 가족의 사랑과 화해를 감동적으로 표출해낸 배우들의 열연이 눈물을 만들어낸 가장 큰 요인.
말기암 환자의 리얼리티를 위해 3분의 2가량을 듬성듬성 삭발한 박근형의 호연은 `프로'의 감동까지 덤으로 얹어냈고,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나타낸 장미희도 안정된 내면연기로 관록을 과시했다.
특히 원망과 기대, 갈등과 사랑을 이중적으로 그려낸 `박근형－최정윤 부녀지간'의 연기하모니는 장면마다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미게 만들었다.
암선고를 숨기고 있는 아버지에게 분노와 실망의 편지를 보낸 딸이 뒤늦게 아버지의 암선고를 알고난 뒤 자책하는 장면,
또는 죽음 직전 딸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 함께 사진을 찍어두려는 아버지의 마음을 그린 대목에서는 훌쩍거리는 소리가 시사실을 가득 메웠을 정도.
최루영화의 연출을 처음 해본 감독답지 않게 장길수 감독은 엔딩 자막이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에서도 관객의 가슴을 흔든다.
일밖에 모르는 줄 알았던 아버지의 책장서랍에서는 딸이 어린 시절에 그렸던 그림과 편지들이 고이 간직돼 있었던 것. 다소 많은 듯 싶은 최경식의 영화음악도 이런 `눈물 만들기'에 한몫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