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생] 이대 축제 참가위해 신분위장
기사입력 1997년 05월 07일 15시 15분
`저는 절대 고려대생이 아니에요.'
바야흐로 대학가는 축제의 계절.
축제 준비가 한창인 대학가에 숨가뿐 `카멜레온 작전'을 벌이는 대학생들이 있다.
바로 고대생들.
지난해 이화여대 축제때 물의를 일으켜 주위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던 고대생들이 최근 이대를 출입하기 위해 타 대학생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
이번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이대생들 사이에서는 고대생들의 학교 출입을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대 축제를 참가하려고 마음먹고 있는 고대생은 물론 이대생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학생들까지 이대 정문을 통과하기 위해 치밀한（?） 카멜레온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절대 고대 마크가 새겨진 가방이나 옷 등은 착용하지 않는다.
또 서울대나 연세대 등 다른 대학 티셔츠를 입는 다거나 가방에는 눈속임을 위해 주렁주렁 타대학 배지를 달고 다닌다.
일부 고대생들 중에는 혹시 고대생이 아닐까하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교문 앞에서 미리 외워간 연대의 응원가를 흥얼거리기까지 한다.
캠퍼스 안에서 만난 고대생들끼리는 절대 아는 척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카멜레온 작전의 철칙이라고.
김천홍군（20．고려대 1년）은 "이대 정문을 통과하기 위해 같이 간 친구들끼리 가방에 다른 대학의 배지를 잔뜩 달았었다"며 "이대 캠퍼스 안에서 만난 다른 과 선배도 타 대학의 가방과 티셔츠를 입고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군은 또 "선배들의 실수로 후배들까지 피해를 보는 것이 안타깝다"며 "고대 학생회측은 빠른 시간내에 이대생들의 인식을 변화시킬만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