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근] 득점왕 오르겠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07일 14시 59분
`프로스펙스컵은 내게 맡겨라.'
`돌아온 골잡이' 이기근（33．수원 삼성）이 박건하가 없는 프로스펙스컵에서 삼성의 주력 골게터로 나선다.
올들어 왠지 모르게 위축된 플레이를 펼쳐온 그가 7일 프로스펙스컵 개막과 함께 심기일전, 골문을 향해 군침을 삼키기 시작한 것.
팀 간판인 박건하가 월드컵대표팀 일정에 따라 격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프로스펙스컵에 불참하게 됨에 따라 삼성의 최전방은 이제 싫든 좋든 이기근의 발끝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유리, 데니스 등 러시아 골게터들이 있지만 노련미와 경기 운영 능력, 골감각에서 이기근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이다.
은퇴 후 1년만에 그라운드에 나선 작년시즌 12골－6어시스트의 대활약을 펼쳤던 이기근은 올시즌 한차원 높은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까지는 주춤거리고 있다.
아디다스컵을 포함, 11경기서 2골을 기록한게 전부다.
구단과의 연봉싸움에서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서운함이 아직도 완전히가시지 않은 탓도 있다.
하지만 백전노장인 그는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안다.
기왕 두 손을 든 바에야 실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나타내 보이는 수밖에 없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기근은 30대 중반에 가까운 나이에도 엄격한 자기관리로 전성기에 못지않는 체력을 유지, 천부적인 골감각만 발동할 경우 언제든 득점왕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미 포항에 몸담고 있던 지난 88년과 91년 2차례 득점왕에 오른 그다.
작달막한 체구이면서도 문전서의 찬스포착력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기근은 어려울 때마다 새삼 야인 시절의 각오를 떠올리곤 한다.
`만일 축구화를 다시 신을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포기해도 좋다.' 삼성이 정규리그 외에 프로스펙스컵까지 욕심을 낸다면 그것은 이기근이 제몫을 다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