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27점 홍수'에 흘러간 이상훈의 대기록
기사입력 1997년 05월 07일 14시 46분
LG 이상훈（26）이 한발 앞의 대기록을 놓쳤다.
가장 뜸직한 마무리 투수의 잣대라 할 연속경기 세이브.
이상훈은 지난 4일까지 7경기 연속 세이브를 잇고 있었다.
이 부문 기록은 선동열이 92∼93년 세운 11경기 연속 세이브.
4경기가 남았을 뿐이었고 요즘 `상훈불패'의 막강 위용을 생각하면 신기록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이상훈은 5일 대구 삼성전서 `감'을 유지해주려는 코치진의 `배려' 덕분에 1_13으로 뒤진 8회 깜짝 등판, 한 타자를 상대하고 말았다.
당연히 세이브는 없었고 신인타자 송재익에게 던진 공 6개 때문에 연속 세이브 기록은 동강이 났다.
"상훈이가 사흘동안 못던졌잖아요. 정상적인 투수운영이죠."
투수코치의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하루뒤인 6일 잠실 롯데전에 LG는 임선동을 선발 예고하고 있었다.
롯데의 선발 맞카드는 가득염.
하루만 참으면 `기회'가 보였다.
6일 LG는 임선동-차명석-이상훈을 올려 승리를 낚았다.
이상훈은 1⅓이닝동안 멋진 구원쇼를 펼쳤지만 연속경기 세이브는 다시 1부터 카운트.
126경기를 뛰는 프로야구에서 3연패는 `병가지상사'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선두 LG는 여유가 없었던 모양이다.
상대에겐 입이 떡 벌어지는 대기록을 무더기로 만들어주고 자기 기록은 아낌없이 던지고 올 만큼 `개인기록'은 중요하지 않을까 물었다.
"27도 무더위에 홈런 17개 맞고 27점, 13점씩 내줘봐요. `핑핑' 도는데 누구 기록 챙길 정신 있어요?"
어느 코치의 대답, 그 말이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