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아] 순진한 시골처녀역 '맘에 쏙'
기사입력 1997년 05월 07일 14시 42분
마음에 맞는 일을 하면 흥이 더욱 생기는 법.
탤런트 김정아(24)가 신이 났다. 잔잔한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MBC TV `간이역'의 후편인 `간이역 Ⅱ'에서 순진무구한 시골처녀 `선희'를 맡아 한껏 의욕이 솟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통통튀는 발랄한 역할을 주로 보여줬던 김정아로서는 모처럼 자신의 성격에 맞는 차분한 캐릭터를 맡은 셈.
"선천적으로 언어장애를 갖고 있는 불쌍한 아이예요. 하지만 마음만은 수정처럼 맑은 아가씨랍니다."
연출진과 출연진을 완전 개편, 오는 9일 새출발하는 `간이역 Ⅱ'는 배경을 지평역으로 옮겨 보통 사람들의 삶을 또다른 감동으로 엮어낸다.
김정아는 역근처 여관에서 일하는 아가씨로 역무원이자 연인사이인 정 찬, 김시원 사이에서 묘한 3각관계를 보여준다. 자신을 친동생처럼 보살펴주는 정 찬에게 남몰래 연정을 품으며 잔잔하게 `보이지 않는 사랑'을 펼쳐가는 것.
김정아는 이번 연기를 위해 전문 수화강사로부터 개인교습을 받고 있다. `가짜 연기는 안된다'는 소신에 따른 것이다. 촬영때에도 강사를 옆에 세워두고 일일이 잘못된 수화는 `NG'를 내 완벽을 기하고 있다.
이미 3주째 배워 상당한 수준에 오른 그녀는 "언어장애라는 것이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다. 조금이나마 그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털어놓는다.
말을 안하는 만큼 표정연기가 중요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 덕분에 연기하기가 훨씬 힘들지만 "`깨끗한 얼굴과 큰 눈망울'을 최대한 살려 멋지게 소화해내겠다"며 활짝 웃는다.
SBS 공채 5기 출신으로 MBC는 첫 작품. 그동안 SBS TV `야망의 불꽃' `까치네' `남자대탐험' `임꺽정' 등에서 색깔있는 연기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