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프로농구원년] (3) 용병-전력의 '핵'
기사입력 1997년 05월 06일 15시 24분
원년 프로농구는 외국용병들로 재미를 더했다.
용병들은 호쾌한 덩크슛, 에어워킹슛, 노룩（No Look）패스 등 NBA（미국프로농구）에서나 볼 수 있는 묘기들을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또 용병들은 약체로 꼽히던 팀을 강팀으로 변모시키는 등 팀간 전력판도 변화의 핵심이 되면서 소속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기존의 국내선수들 외에 전혀 새로운 변수가 등장, 연일 파란과 이변이 연출되면서 팬들의 흥미가 배가된 것은 당연.
하지만 용병들이 한국프로농구에 `플러스 요인'만 되지는 않았다.
일부 용병들은 심판들에 대한 거친 항의, 토종선수들과의 불협화음,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거부하는 안하무인격 행동 등으로 팬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특히 나래의 칼레이 해리스는 심판에게 욕설을 내뱉는 등 몰상식한 경기매너로 농구인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용병들의 코트밖 행동은 더욱 가관이었다.
한 용병은 미국에서 날아온 애인에 정신이 팔려 연습을 등한시 하자 급기야는 감독이 국제변호사를 불러 `코칭스태프의 통제에 따르지 않으면 벌금을 물 수도 있다'는 경고내용을 계약서에 삽입시켰다.
8개구단에서 활약했던 16명의 용병 가운데 `살아남을 수' 있는 선수는 기아의 클리프 리드와 로버트 윌커슨, 나래의 제이슨 윌리포드, SBS의 데이먼 존슨과 제럴드 워커, 나산의 에릭 이버츠 등 고작 6명 정도가 꼽힌다.
나래의 해리스와 동양의 토니 매디슨은 기량은 합격점이었지만 매너가 낙제점으로 평가돼 구단측이 재계약을 꺼리고 있고, 나머지 용병들은 기대에 못미친 `함량 미달자'로 판정받았다.
용병들로부터 한단계 높은 기술을 전수받으면서 이들의 돌출행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점많은 용병 테스트, 짜임새없는 선수관리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