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세미프로'전환 박차
기사입력 1997년 05월 06일 15시 24분
한국여자농구가 5일 태국 방콕에서 벌어진 제17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결승서 일본을 74대61로 꺾고 9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복귀한 쾌거를 발판으로 세미프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여자실업농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선수단이 입국하는 7일부터 세미프로리그 출범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리그가 공식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남긴 성과에도 불구하고 남자농구의 인기에 눌려있던 여자농구가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자구책으로 선택한 길은 세미프로리그.
경기력 향상과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위해 외국선수를 영입하고 지역연고제를 통해 광범위한 팬을 확보하는 세미프로리그만이 침체된 여자농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데 의견일치를 본 상황이다.
현재의 경기운영으로는 팬들을 여자농구 코트로 불러낼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했을 뿐만 아니라 KBL（한국농구연맹）의 성공도 여자농구 관계자들을 크게 자극했다.
남자농구와는 달리 여자농구가 프로리그로의 전환에 앞서 과도기 체제로 세미프로리그를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각 구단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특히 금융팀의 경우 재정기반이 취약하고 전국적인 지점망으로 인해 연고지 정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예상돼 그동안 세미프로로의 전환에 난색을 표명해 왔다.
따라서 7개 실업팀들이 주축으로 세미프로리그 창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자세미프로리그 창설에 앞장서고 있는 삼성생명 조승연 총감독은 "올 상반기 중으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설립추진위원회를 정식 발족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현열 대한농구협회장도 여자농구의 세미프로화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예상보다 결실이 빨리 맺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