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장사씨름 한라급] 모래판 뒤엎은 무명돌풍
기사입력 1997년 05월 06일 15시 24분
프로씨름 한라급（100㎏ 미만）에 `무명돌풍'이 거세다.
최근까지 한라급을 평정해온 큰 줄기는 재기에 성공한 김선창（청구）과 송왕진（세경진흥）, 이기수, 장 준（이상 LG증권）.
하지만 지난 5일 97밀양장사대회 한라장사에는 이름마저 생소한 박재영（25．청구）이 장사에, 이동수（23．현대）가 1품（2위）을 차지해 파란을 일으켰다.
변칙기술과 다리기술을 주로 사용하는 박재영은 이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잡치기와 되치기기술로 예선 64강부터 승승장구, 결국 한라장사에 올랐다.
프로씨름판에 발을 들여놓은 3년동안 그가 받은 총상금 300만원의 3배가 넘는 거금 1천만원을 한순간에 거머쥔 것.
박재영은 지난 94년 11월 7천만원의 계약금과 연봉 2천400만원을 받고 입단한 중상위권 수준의 중고신인.
지난 95년 입단한 박은 입단초기에는 팀선배 김선창이 한라장사를 3연패（連覇）하며 주가를 올리는 동안 4∼6위를 맴돌며 상위권 성적을 유지, 주목을 받았으나 지난해 3월 순천대회에서의 8위를 끝으로 단 한번도 청룡군（8위 이내）에 들지 못했었다.
이번 대회 한라장사급의 판도변화는 지난 4월 충주대회 한라장사 김선창이 8강서 맥없이 무너지고 이기수 장 준 등은 예선 탈락으로, 송왕진은 팀의 대회불참으로 출전기회를 잃어 이미 예견됐던 일.
또 예상을 뒤엎고 결승에 올랐으나 박재영에게 0대3으로 패해 2위에 머문 이동수는 올해 계약금 6천만원과 연봉 2천만원에 입단한 새내기.
유연함과 스피드가 뛰어나 체력만 보강한다면 언제든지 장사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동수의 고향이 밀양인 것을 안 관중들은 무명신인의 파이팅에 갈채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