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갑돌이와 갑순이의 사랑
기사입력 1997년 05월 06일 15시 24분
무슨 일이 잘못된 다음에야 처음부터 이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이미 저지른 일은 되돌리기가 참 힘들다.
엎지른 물을 다시 담을 수 있다구? 어떻게 하면 되는데?
그러니까 물을 얼려서 얼음으로 만들면 간단히 담을 수가 있다는 말인데... 제발 모처럼 좋은 이야기 한 번 하려고 하니 방해 좀 하지 마시라!
그런데 우리 대개 이미디 한 일에 대해 나중에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사정했어도 도장을 찍어 주지 말걸...
괜히 거긴 가 가지고 말야...
내가 귀신에 홀렸었지 전화는 쓸데 없이 왜 해서...
그 거리는 왜 걷다가 돌을 맞냐구...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한 일에 대하 후회하는 것과 하지 못한 일을 후회하는 것 중 어떤 것이 사람의 속을 더 태울까에 대해 시인 브라우닝이 한 말이 있다.
'인생의 끝에가서 후회하는 일은 저질러서 실수한 일이 아니고 아예 시도도 못한 일이다'라고.
하긴 갑돌이와 갑순이의 사랑을 부면 그에 대해 해답을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갑돌이와 갑순이는 한날 한시에 결혼해 한 호텔에 들어갔다. 그러나 갑돌이는 902호실에서 갑순이는 903호실에서 서로의 벽을 마주 보고 울며 잤단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라도 해 볼 걸...' 얼마나 후회막급했을까.
하다하다하다하다 안되면 결행해야 할 자살을 너무 쉽게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의 경우-.
한 남자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여자에게 딱지 맞고 사회서 냉대를 받다가 '에라! 죽고말자' 며 인당수인가 하는 바닷물에 뛰어 들었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보물상자가 보이지 않은가. 그는 다시 살기 위해 수영선수였던 실력을 발휘해 헤엄을 치려는데 아, 그만 심장마비가 와서 죽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