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불황 터널' 끝이 보인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06일 15시 24분
국내자동차업체들이 기지개를 켜며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고 있다.
대우자동차를 비롯해 현대, 기아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국내－외판매가 대폭 증가하는 등 경기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대우자동차는 4월에 내수시장에서 레간자 1만4천151대, 누비라 1만3천72대 등 총 4만2천351대의 자동차를 팔아 월간 내수판매량에서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우의 지금까지 내수부문 최다판매량은 지난 95년 12월의 3만3천5백71대였으며 이같은 기록갱신은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 등 작년말부터 잇따라 출시된 신차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지난달에 내수시장에서 쏘나타Ⅲ를 1만8천831대 팔아 대우의 레간자를 제치고 베스트셀러카자리를 차지하는 등 소형차에서 대형차까지 전차종에 걸쳐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휩쓸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달에 승용차 3만4천555대, 상용차 5천515대 등 총 4만70대를 수출, 지금까지 월간수출실적면에서 사상 최대기록이었던 3월의 4만7대를 넘겨 신기록을 세웠다.
기아는 내수시장의 판매부진을 수출로 타개키로 하고 당초 42만대로 잡았던 올해 수출목표를 45만대로 늘려잡아 놓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기록갱신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정공도 최근 출시한 갤로퍼 Ⅱ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에 4천437대의 갤로퍼를 팔아 국내 4륜구동형 차량시장의 월간판매량에서 단일차종으로는 최다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렇듯 자동차판매량이 약진하고 있는 것은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극심한 불황에 따른 재고누적을 타개하기 위해 할인과 무이자할부 등 `출혈판매'를 감행하고 수출차량의 가격인하도 단행하는 등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벌인 결과.
현대의 이효병 승용마케팅부장은 "지난달에 자동차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경기회복의 조짐"이라며 "이같은 판매신장이 계속될 경우 조만간 재고가 바닥이 나 판매조건완화의 축소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