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안재욱 선글라스 주세요'
기사입력 1997년 05월 04일 15시 04분
`안재욱 선글라스'가 선글라스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MBC 미니시리즈 `별은 내 가슴에'에서 가수 강 민으로 출연했던 안재욱씨가 쓰고 나왔던 `블랙 앤드 블랙 선글라스'가 선글라스 매장마다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안경도매상가는 `안재욱 선글라스'를 찾는 고객들로 쇄도하고 있으며 일부 발빠른 업소에서는 `안재욱 선글라스 입점' 등의 안내문을 내걸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안재욱 선글라스'는 `블랙 앤드 블랙 선글라스'라는 별명처럼 테와 렌즈가 모두 새까만색이라는 것이 특징.
두꺼운 검정 뿔테에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검은 렌즈가 시원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는 것이 수입업자들의 말이다.
최고 인기 브랜드는 베르사체의 `베르수스'.
소비자가 13만5천원선으로 비싼 편이나 단지 안재욱이 썼던 바로 그 브랜드라는 이유때문에 최고 인기 브랜드로 부상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버버리, 구찌, 라우라 비아조티, 페레 등 대다수 수입브랜드 선글라스들도 그만그만한 디자인의 `블랙 앤드 블랙 선글라스'를 20만원선에서 판매,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서울 강남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선글라스 패션투어' 코너의 조용호씨（30）는 "드라마 방영과 함께 찾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 요즘은 하루 25∼30개씩 나간다"며 "남성은 물론 여성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블랙 앤드 블랙 선글라스'는 신세대들의 `엿보기' 심리에도 딱 맞아떨어진다는 평.
바깥에서 안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안에서는 바깥이 선명하게 잘 보인다는 점이 신세대의 은닉 욕구와 일치해 상승효과를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국산 선글라스 제조업자들은 그러나 단지 유명 스타가 하고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고가의 수입품 선글라스가 날개돋친듯 팔려나간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 국산 선글라스 제조업자는 "가수나 탤런트가 하고 나오는 대부분의 선글라스가 수입품 일색이라 과소비를 직간접적으로 조장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